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입국을 한시 금지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항고심 심리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과 반대 진영과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워싱터포스트와 CNN 등에 따르면,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워싱턴 주(州)와 미네소타 주(州)는 전날 구체적인 반대 입장을 담은 자료를 연방항소법원에 제출했다. 트럼프 정부를 대변하는 법무부 역시 행정명령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과 미네소타 주는 항소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반이민 행정명령은 위헌적인 조치”라며 반이민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의 결정을 번복할 경우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대입장에 10명의 전직 고위 관료와 97개의 주요 IT기업, 280명의 법학자 등 미국 각계각층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소송에 동참한 10명의 전직 고위 관료는 이전 정권인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정부의 인물들로 존 케리 전 국무장관과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재닛 나폴리타노 전 국토안보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마이클 헤이든 전 CIA 국장, 존 맥러플린 전 CIA 부국장 등이 있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반이민 행정명령은 국가안보 또는 외교정책으로 포장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전장의 미군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IT기업 중에서는 애플과 에어비앤비, 이베이, 페이스북, 플립보드, 구글, 고프로, 인텔, 링크트인, 리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미디엄, 모질라, 넷플릭스, 페이팔, 핀터레스트, 레딧, 세일즈포스, 스냅, 스포티파이, 트위터, 우버, 옐프 등 97개 기업이 소송에 동참했다.
반대로 트럼프 정부 측은 반이민 행정명령은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로바트 판사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이 나라를 안전하게 하고 해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이 법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법률과 헌법상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트위터에서 "판사 한 명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로바트 판사)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3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로바트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조 위배라는 워싱턴, 미네소타 주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중단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번 항고심은 트럼프 정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이뤄졌다.
CNN은 이번 항소심이 빠르면 7일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