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정책'… 미국 안팎서 반발 잇따라 ]

안토니우 구테흐스(68·사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1일(현지 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각 국가는 테러 단체를 막기 위해 국경을 통제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종교와 인종, 국적에 기반을 둔 차별은 안 된다"며 "이는 국제 사회가 지켜야 할 근본적인 가치와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명확한 근거 없는 맹목적인 조치는 테러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널리 퍼진 불안을 테러리스트들이 악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나 행정명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NYT는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선 하원의원 70여명이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에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요청을 철회해달라는 발의안에 서명했다.

지난 27일 미·영 정상회담 때 메이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내 국빈 방문해달라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요청을 전했고, 트럼프는 방문을 약속했다.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런 입장을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이슬람국가(IS)의 선전 수단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찰스 영국 왕세자도 지난 30일 런던에서 열린 '세계유대인구조' 만찬 연설에서 "마지막 전쟁(2차 대전)이 남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란 끔찍한 교훈이 잊힐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종교 차별적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