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드라마에서 몸에 해로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노출되면 시청자들, 특히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특히 심각하다.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기에 가능해진 규제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여전히 자주 나오는 음주 장면이다. 오히려 관대한 인상까지 준다. 드라마 속 연기자가 폭음을 하면 말리기는커녕 상대역이 함께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만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와도 가족이 꾸짖지 않고 웃으면서 친절하게 해장국이나 꿀물을 권한다. 좋은 일이 있어도 괴로운 일이 있어도 술을 마셔댄다.

왜 이렇게 자주 술이 등장해야만 하나. 수년 전에 간접 광고가 허용되면서 더욱 잦아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차나 주스 같은 일반 음료수를 마시거나, 음악을 듣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걱정을 덜고 고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될 텐데 유독 술만 단골로 등장한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도 경쟁적으로 자기 주량이 세다고 자랑한다. 과음도 담배만큼 몸에 해롭다. 지나친 음주로 병을 얻어 쓰러지는 사람도 많다. 담배를 드라마에서 사라지게 한 것처럼 이제 술이 나오는 장면도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