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28일 저녁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박사모' 60대 회원이 태극기를 들고 투신해 자살했다. 태극기에는 '탄핵 가결 헌재 무효' 구호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 분향소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 7일에는 서울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한 승려가 대통령 체포를 요구하며 분신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탄핵 정국이 가열되면서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자기 목숨까지 내거는 극단적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월 한 달은 헌재 탄핵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3월 13일 전에 탄핵심판 선고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발언이었으나 과거 전례로 미뤄볼 때 앞으로 한 달 내 헌재 주요 심리가 마무리 단계로 들어갈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탄핵심판 결과가 어느 쪽이 되든 모두 승복하는 것이다. 국정 공백, 대규모 시위 사태에도 큰 불상사 없이 여기까지 왔으나 만약 탄핵심판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탄핵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면 우리나라는 그 혼란을 감당할 수 없다.
승복의 전제 조건은 자중(自重)이다. 모두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사모 회원의 자살 소식에 반대 측은 SNS를 통해 "쓰레기 한 명 줄었다. 투신자살 독려해라" 같은 극언을 퍼붓고 있다. 이달 초 탄핵 찬성 승려 분신 소식에는 또 반대편에서 "생쇼를 하네요" 같은 극언을 쏟아냈다.
지금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천막 등 탄핵 찬성 세력으로 거의 천막촌 같은 것이 형성돼 있다.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서울광장에는 탄핵 반대 세력이 텐트를 치고 장기 농성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큰 충돌이 없지만 탄핵심판 결정이 가시화하면 어떤 양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이대로 떠내려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모두 냉정하게 자제하면서 차분히 헌재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