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변호사는 사라져라."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에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변호인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의 기자회견장에서 한 시민이 이 변호사에 이같이 외쳤다.
기자회견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을 위해 이 변호사가 정곡빌딩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한 30대 남성이 사무실을 나선 이 변호사를 향해 "악마의 변호사는 사라져라"고 소리치며 이 변호사를 규탄했다. 이 변호사가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말하자 이 남성은 "신고해 이 XX야"라며 맞서는 등 몇 차례 고성이 오갔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시민들은 앞선 지난 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강제소환된 최씨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소리친 데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회견 도중 이 변호사가 "최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폭언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자 한 40대 여성은 "최순실이 민주주의를 뭘 아느냐. 광장에 나가서 민주주의나 해봤나"면서 "우리가 일궈놓은 민주주의를 무슨 자격으로 입에 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중단됐다.
이 변호사가 "대화를 좀 하자. 이렇게 분노나 감정을 가지고 할 이야기가 아니다"며 "왜 변호인에 대해서 (비판하느냐)"고 해명하자, 이 여성은 "말도 안 되는 여자를 변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가 "헌법은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그 사람들이 헌법을 유린하지 않았냐"고 맞섰다.
이어 "지금 말하는 분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면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이 변호사의 물음에 해당 여성은 "올바른 변호사의 변호를 받겠다"는 말로 항의했다. 이 변호사가 "어떤 의도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순간 이 여성은 "억울해서 왔다. 자기 자식만 중요하나? 내 자식도 중요하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인한테 이렇게 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인가"라며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이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특검팀이 최씨에게 "삼족을 멸하겠다"고 말하는 등 강압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