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지로 동북아를 택한 것은 외교가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교 소식통은 25일 "최근 20~30년간 역대 미 국방장관의 첫 해외 출장지는 대부분 중동이었다"며 "특히 아시아를 간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폈던 오바마 행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로버트 게이츠 전 장관(폴란드)만 빼고 리언 파네타, 척 헤이글, 애슈턴 카터 전 장관이 처음 간 곳은 모두 아프가니스탄이었다.
군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의 한·일 방문은 그가 생각하는 최대 안보 위협이 중국·북한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동대 박원곤 교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주한 미군 분담금, 북핵 공조 외에 미·중 간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문제가 도드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대응에서 한·일과 부담을 나누려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남중국해 공동 순찰 등의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매티스 장관의 방한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큰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이뤄진다. 따라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선 북한 핵·미사일 대응 문제가 깊이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북한은 작년에도 김정일 생일 9일 전에 장거리 미사일을 쐈다. 그 연장선상에서 매티스 장관은 북한 미사일 대응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방위 보복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에 외교장관 회담보다 국방장관 회담이 먼저 열리는 건 이례적이다. 외교가에선 "앞으로 한·미 간에 군사 외교가 예전보다 중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게 한국으로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을 아직까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의 처지를 트럼프 측에 입력할 좋은 기회"라며 "북핵,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끌어올릴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