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지난 선거 때 1500만이 넘는 국민께서 열렬하게 지지를 해주셔서 대통령이 됐는데 제대로 보답을 못 드려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너무나 많은 허구 속에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게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도 내 잘못이 아닌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국경제신문 정규재(왼쪽) 주필이 운영하는 1인 인터넷 방송 '정규재 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70여분간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무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면서도 "엄청난 허황된 얘기가 만들어져서 잔뜩 산더미같이 덮여 있다"고 했다.

['朴대통령 인터뷰' 정규재 주필은 누구?]

―최근 국회에서 이상한 패러디 그림이 논란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무리 심하게 하려고 해도 넘어서는 안 되는 도,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을) 폭로했다.

"장관으로 재직할 때의 말과 퇴임한 뒤의 말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게 생각한다."

―청와대에서 굿을 하거나 향정신성 의약품에 중독돼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고 터무니없는 말이다. 그런 약품에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 굿을 한 적도 없다. 그런 허황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시키기 위해 그런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 했다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 생각했다."

―최순실 사태 초기에 바로 일부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사과한 것은 태블릿 PC에서 많은 자료가 쏟아졌다고 보도됐을 때 저런 건 있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최순실에게) 도움을 구한 것은 연설문의 표현과 홍보적인 관점에서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하는 것에 대한 조언을 받은 게 전부인데 어떻게 많은 자료와 함께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됐을까 싶었다. 그건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것이니까 사과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정윤회와 밀회하셨나.

"나라 품격 떨어지는 이야기다. 답하는 것도 정말 민망스러운 일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고, 굳이 물으셨으니 답하면 정윤회씨는 취임하기도 오래전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게 됐는데 그 이후 만난 적이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와 거짓말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가 하는 것을 역으로 증명하는 거로 보인다."

―정유라에 대해서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자꾸 품격 떨어지는(웃음)…. 거짓말도 끔찍한…. 거짓말도 어지간해야지."

―정유라를 언제 마지막으로 봤나.

"어릴 때 봤다. 이번에 보니까 이름을 개명했다고 하더라. 원래 이름인 정유연으로만 알고 있었다. (최순실이) 최서원으로 이름 바꾼 것도 몰랐다."

―검찰에서는 최순실과 박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 공동체라고 한다.

"(웃으면서) 그런 것 없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그건 엮어도 너무 어거지로 엮은 것이다. 경제 공동체라는 말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니까 특검에서 철회하지 않았나."

―(정부 인사) 천거 과정에서 최순실 개입이 없었나.

"없다. 문화 쪽이 좀 있었지만, 그러나 그것도 검증이라는 과정 거쳐서 되는 거였다."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게 무슨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다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다."

―'블랙리스트' 는 옛날부터 있던 건가.

"모르는 일이다."

―국회, 언론, 노조, 검찰이 대통령을 포위해서 침몰시키고 있다. 왜 그렇게 됐다고 보나.

"(한숨 쉬면서) 너무나 많은 허황된 이야기가 떠돌다 보니까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개혁 추진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을 것이고 체제에 반대하는 그런 세력들도 합류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다."

―실제 그런 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동안 진행 과정을 추적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누가 기획을 했다는 것인가.

"그건 지금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 하여튼 이건 우발적으로 된 건 아니라는 느낌은 있다"

―탄핵 심판 절차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나.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재판받는 입장에서 그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촛불 시위에 나가서 시위대를 향해 직접 말할 계획은 없나.

"없다."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 촛불 시위의 두 배도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가지고 많은 분이 참여하신다고 듣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 법치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다."

―(박 대통령이 했던) '이런 선택들은 그냥 묻혀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

"먼저 국가 정체성 수호에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통진당 해산도 있고 많다. 또 재정 관리를 열심히 하고 펀더멘털을 잘 관리해서 국가 신용 등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사드 문제로 중국이 신경질적으로 나오고 있다.

"사드는 우리가 추진할 수밖에 없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영토와 국민 생명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시스템이다. 그걸 안 하겠다고 하면 아주 잘못된 나라다. 내가 손발이 묶이지 않았다면 여러 가지를 힘썼을 일들이 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시스템조차도 지켜내지 못하면 주권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지금 새누리당은 무너지는 것 같다.

"정당이라는 것은 신념, 가치관, 역사관, 안보관, 경제정책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야만 만들 수 있는 결사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하면 그 정당은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는 지금 대선 후보도 없다.

"(웃음) 아마 그런 결사체가 되면 또 대선 후보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우선 둥지가 튼튼해야 한다."

―대통령이 저녁에 주로 TV 드라마 본다는 얘기도 있다.

"그렇게 드라마를 많이 볼 시간은 없다."

―'세월호 7시간' 논란이나 국회 누드화 파문 등을 보며 여성 비하 의식이 잠재해 있다고 느끼나.

"그렇다. 여성 대통령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지 않겠나. 여성 비하라고 생각한다."

―최순실은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였나.

"오랜 시간 알아 왔고 또 저 혼자 지내니까 소소하게 심부름도 해주고 그런 식으로 그냥 충실히 도와준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몰랐던 일이 많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여러 가지 사업체를 어떻게 했다, 사익을 어떻게 추구했다 하는 그런 일도 있다고 하니 그런 부분을 몰랐던 불찰에 대해 많이 마음이 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