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9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관직을 그만두게 된 이유가 자니 윤의 관광공사 상임감사 임명 때문이라고 25일 밝혔다.

유 전 장관은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장관직을 그만둔 근본적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니 윤 임명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질문했던 피청구인 측이 "자니 윤이라고만 알아듣고 넘어가겠다"고 했지만 유 전 장관은 "질문을 했으면 답변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답을 이어갔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2014년 5월19일 대국민담화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이제는 안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날 김기춘 비서실장이 '자니 윤을 한국관광공사 간부로 임명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깜짝 놀라서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가까이 지내던 조원동 당시 수석 등과 상의했더니, 수석들도 깜짝 놀라며 임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유 전 장관은 "고민하다가 23일 자니 윤을 서울사무소로 불러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서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니 윤에게 '난 지시는 받았지만 임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 당신은 포기하고, 대신 그에 해당하는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더니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더니 김 비서실장이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며 질책했다"며 "그래서 '그만하겠다'고 했고 며칠 뒤 '다음 개각 때 빼주기로 했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