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행, 회견 비판한 바른정당 대변인에 "나에게 이럴 건가"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2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운영 방향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그는 민생 현장 방문과 회의, 간담회 등 하루 일정도 평균 3~4개씩 소화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올해 역점을 둘 국정 방향으로 확고한 안보, 경제 회복, 미래성장동력 확보, 민생 안정, 국민 안전을 제시했다. 일할 기간을 4~5개월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면 말하기 힘든 내용이 많았다. 그는 경제 살리기와 관련해 "희망의 길을 찾겠다"며 "해외시장 진출의 넓은 길, 창업을 통한 새로운 길, 막힌 곳을 뚫어내는 규제 개혁의 길, 그리고 과학기술과 ICT 등을 활용하는 미래의 길"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복지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해소하면서 복지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정비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이런 일은 몇 달 만에, 그것도 여소야대 상황의 '권한대행'이 하기는 어렵다. 기업인들을 향해서는 "과감한 투자 확대로 경제 회복에 선도적 역할을 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모두발언 20분에 40분간 질의응답을 받으며 1시간 동안 회견을 했다. 작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때 31분 모두발언을 하고 1시간 8분 질의응답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시간은 짧지만 형식은 같다. 특히 200자 원고지 28장 분량 모두발언에서 국정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총리실 안팎에선 "권한대행 역할이 국정의 유지·관리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데 굳이 한 해 국정 방향을 밝히는 신년 회견까지 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국정 책임자로서 국정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 협조를 구하기 위해 회견을 한 것이지 정치 행보가 아니다"며 "권한대행을 그만두고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하겠느냐. 대선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히 부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출마를 묻는 말에 "(대선 주자) 지지율에 관한 보도는 저와 직접 관계가 없다"며 "저는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했다. 거듭된 질문에도 "지금은 그런 여러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고만 했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볼 수 있는 답변이었다.

최근 황 권한대행은 많게는 하루 5개까지 일정을 소화하고 현장 방문도 자주 한다. 2004년 고건 전 권한대행에 비해 적극적이다. 총리실 홈페이지에 나온 권한대행 일정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46일 동안 황 권한대행은 100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고 전 권한대행은 66개였다. 특히 현장 방문 행보는 고 전 권한대행이 3회였지만 황 권한대행은 18회다. 각종 간담회도 황 권한대행은 11차례, 고 전 권한대행은 3차례였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2일 '청년과의 대화'에 참석했는데, 젊은 층과의 대화는 정당 대표나 대선 주자들이 흔히 잡는 일정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등 보수 진영에서는 황 권한대행을 대선 주자로 거론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4.6%로 전체 6위였다. 여권 후보 중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둘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