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이 22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경기 도중 벤치에 앉아있던 김희진이 손에는 태블릿 PC를 들고 선글라스를 쓴 채 코트에 나오며 '최순실 사태'를 패러디하자 선수들이 웃음을 트리고 있다.


여자배구선수 김희진(25·IBK기업은행)이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선보인 '최순실 풍자 세리머니'로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희진은 지난 22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에서 선글라스를 머리에 걸치고 태블릿 PC를 손에 들며 최순실를 패러디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박사모 카페에는 "스포츠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김희진을 비판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쇄도했다.

한 박사모 회원은 카페에 "배구 올스타전을 보다가 정말 어이없는 상황을 봤다. 국가 대표를 지낸 배구선수 김희진씨가 최서원(최순실) 흉내를 내며 비선실세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라며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이젠 무식한 것도 죄라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유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도 땄지 본인들은 국제대회에 나가서 도대체 뭘 얼마나 했나"라며 "정유라와 동일한 잣대로 초등학교부터 출석을 따져보면 분명히 학력이 초졸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김희진은 당일 저녁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는 정치에 아무 관심도 없고, 비선실세니 그런 것도 관심없는 그냥 배구선수"라고 해명했다.

그는 "주최 측에서 몇 가지 패러디를 지목해줘서 선수들이 한 것"이라며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고 자진해서 그런 코스프레를 할 사람도 아니니 그런 걸로 엮이기 싫다"고 했다. 이어 "이런 날 웃자고 한 일을 죽자고 죽일 듯이 몰아넣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김희진의 인스타그램 해명 글에는 댓글이 500여개 달렸다. "설사 어떠한 의도라 해도 우리나라는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비는 사람들 다 무시하라" 등 주로 김희진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