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 신문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최순실씨는 대통령 연설문을 고칠 정도의 정책적 판단 능력은 전혀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19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국회 소추위원단의 '최씨에게 대통령 말씀 자료를 보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에서도 (연설문을) 중2 정도 수준을 타겟으로 작성하는데 최씨 정도가 보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보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전문가들이 작성한 청와대 보고서나 말씀자료가 어려워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최씨의 의견을 참고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얼토당토않게 고치면 킬(kill)하면 되고, 상당히 단순하게 제대로 고치면 받아들여서 제가 다듬은 뒤에 대통령께 올렸다"면서 "그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께서도 한 번이라도 체크를 더 해서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하신 것"이라며 "(최씨의 의견을) 특별히 좋아하셨거나 크게 기대하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설문 수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을 때 왜 공식라인을 개편해서 해결하지 않고 최씨에게 맡겼냐는 질문에 정 전 비서관은 "어떤 지도자든 본인이 편하게 물어볼 사람이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고 답했다.

정 전비서관은 대통령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데 사적 영역에 의존했다는 소추위원단의 지적에 "의존이 아니라 참고"라고 대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