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1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면 유력 후보가) 나밖에 없으니까 (대선 출마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대선 출마) 운명이라면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경남 거제, 부산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숙소가 있는 김해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하며 "유엔사무총장 재선 이전에는 여론조사 풀에서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재선되니 다시 (후보에) 들어가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23만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 "처음엔 화가 나서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라도 관련 의혹이 맞는 것으로 나오면 그만두겠다'고 발표하려다 변호사들이 말려 그만뒀다"고 했다. 그는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억울한 게 많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 도입'을 주장한 데 대해 "그러려면 헌법을 바꿔야지"라고 했다. 이에 기자들이 '그럼 개헌을 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어차피 개헌은 해야 한다. 나는 욕심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대선 전 개헌에 대해선 "(시간이 부족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포함한 개헌이 필요하고 양원제 도입과 현행 국회선진화법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종인 민주당 의원 등을 만날 것이냐는 물음에 "설 전후까지 있어보고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역대 대선 후보 중에 당 없이 (출마)한 사람이 있느냐"며 "종국적으로 어느 쪽이든 정당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차량 두 대에 대선 캠프 사무실 등을 운영하는데 한 달에 수천만원이 드는데 그동안 모아놓은 사비로 쓰고 있다"며 "지금 금전적으로 힘들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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