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고영태, 세상에 나서기 싫어해…서울에 있다" ]

헌법재판소는 17일 열리는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는 고영태(41·사진)씨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출석요구서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헌재는 지난 10일 고씨를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에 고씨의 소재 파악을 요청해둔 상태다. 헌재 관계자는 "경찰도 고씨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고씨가 핵심 증인인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최순실씨의 핵심 측근이었던 고씨는 최씨와 사이가 멀어진 뒤 2014년 말 TV조선에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제보했고, 의혹이 본격 불거지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최씨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는 식의 폭로를 계속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7일 국회 청문회에 나와 "최순실이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라는 말에 동의한다", "최순실에게 김종 전 차관은 수행 비서쯤 된다"는 증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나 고씨는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4차 청문회를 앞두고 언론을 통해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청문회에서 태블릿PC는 최씨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사실을 왜곡할 것'이라는 주장을 편 뒤 한달째 잠적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과장은 실제 청문회에서 비슷한 증언을 했다.

고씨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씨가 더 이상 세상에 나서기 싫어했고, 본인 사생활을 더 이상 침해받는 일은 안 하겠다고 했다"며 "설득이 전혀 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한 네티즌이 '고씨가 태국에서 도움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태국은 몇 달 전 얘기"라며 "고씨는 서울에 있다고 한다"고 했다.

고씨는 최씨에 대한 폭로를 이어오면서 일부에서 '의인(義人)'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고씨는 최씨와 사이가 멀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최씨의 국정 농단을 가장 곁에서 도운 조력자였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