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이 11일 공개한 김선일 피랍 사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세부일정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12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 탄핵 심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선일씨 피랍 사건 당시 관저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박 대통령은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의원은 친노(親盧) 핵심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실이 여기 있다"며 김선일씨 피랍 사건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상세 일정표를 공개했다.

노무현재단이 보관하고 있던2004년 6월 21~23일 3일 간의 자료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6시59분부터 7시4분까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장으로부터 최초 전화보고를 받은 뒤 조찬을 하면서 피랍 상황을 보고받았다.

최초 보고를 받은 뒤 노 전 대통령이 관저에 머문 시간은 약 1시간 40여분이었다. 이후 8시47분부터 8시55분까지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NSC로부터 다시 보고를 받았으며, 9시부터는 약 2시간30분 가량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 의원은 "관저에서 조찬회의를 하면서 대책회의를 하고 9시부터는 본관 집현실에서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이 다 나와 있다"며 "김선일 씨가 돌아가신 날에는 새벽 1시에도 보고받고 새벽부터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다 나온다"고 했다.

사건 발생 시각이 새벽인 만큼 관저에서 최초로 보고를 받고 이후 집무실에서 대책회의를 한 노 전 대통령과 세월호 참사 초기 줄곧 관저에 머물렀던 박 대통령의 사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달리 '서면보고'를 받지 않고 사태 초기부터 참모들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대책을 논의한 점도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주로 관저 식당에서 혼자 TV를 보며 밥을 먹는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