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신분인 공익법무관이 변호사 명함을 만들어 금품을 받고 법률 서면을 작성해 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법조계에서는 공익법무관의 관리 책임은 법무부에 있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곳은 지방검찰청 등이어서 ‘관리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익법무관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병역 미필자가 군 대체 복무할 수 있는 제도로 보충역의 한 종류다. 공익법무관은 법률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지역 주민이나 국가 소송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신분이다.

울산지방검찰청.

울산지방검찰청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공익법무관 A씨를 지난달 22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울산지검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공익법무관 재직 당시 변호사 명함을 만들어 법률 서면을 작성해 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있다. A씨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공익법무관에 관한 법률은 ‘공익법무관은 법무부 장관에 의해 임용돼 법률구조 업무나 국가 소송 등에 관련된 업무 이외의 사무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익법무관은 대한변협에 등록이 안돼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지만 공익법무관법에 따라 공익적인 업무를 볼 때는 변호사 위치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변호사 명함까지 만들어 서면 작성 등 변호사 업무를 해주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지검은 이를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울산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익법무관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유사 비위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위)와 대한변호사협회(아래).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협이 정상적인 변호사가 저지른 비리를 징계할 수 있지만 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공익법무관에 대해선 비리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공익법무관은 법무부 소관”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A씨는 공익법무관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신분 박탈, 복무기간 연장 등의 징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변호사 등록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익법무관의 복무, 지휘・감독에 관한 권한은 법령에 따라 공익법무관이 근무하는 각급 기관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으므로 관리 소홀의 책임을 전적으로 법무부에 묻는 것은 법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근무처에 따라 다르지만 법률상담 등을 성실히 하는 법무관도 있는 반면, 관리 소홀 틈을 타고 다른 변호사 이름으로 서면을 작성해주고 용돈벌이 하는 법무관들도 있다”며 “일반인들은 법무관이라고 하면 검찰 공무원으로 오해한다. 검찰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관리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