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위급 "이재용 지시로 최순실 지원" 진술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015년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를 논의한 국민연금의 투자위원회 회의 도중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합병에 찬성하도록 종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2015년 7월 10일 오후 3시부터 홍 전 본부장 주재로 삼성 합병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투자위원회를 열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홍 전 본부장은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20분쯤 '잠시 쉬었다 하자'며 20분간 정회(停會)를 제안한 뒤 조모씨 등 위원 일부를 한 사람씩 본부장실로 불러 '합병에 찬성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당시 투자위 회의록에 따르면 조씨는 정회 직전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전망을 근거로 합병 효과를 긍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최근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홍 전 본부장이 휴식 시간에 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얘기하면 오해받을 수 있다는 말이 투자위원들 사이에서 오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회의가 속개된 뒤 홍 전 본부장은 합병 찬반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투자위원 12명 가운데 찬성 8명, 중립 1명, 기권 3명으로 '합병 찬성'이 결정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件)은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 등에 힘입어 일주일 뒤인 2015년 7월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특검팀 조사 결과 홍 전 본부장은 '합병 찬성' 결론을 낸 투자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에 대해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