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1일 밤 덴마크의 한 주택에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정씨의 두 살배기 아들, 그리고 도피를 도왔던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시의 정상 진행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대학 2학년 다닐 철부지 나이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돼 아기와 함께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정씨에게 안됐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씨는 국가적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다. 무엇보다 대학 입시의 공정성이 정씨 때문에 손상됐다. 정씨보다 성적이 좋았던 수험생 두 명이 애꿎게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입학한 뒤로는 시험도 보지 않았는데 학점을 받았고 이걸 숨기려고 교수 지시를 받아 조교가 답안지를 대신 작성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은 승마 지원 역시 보통 문제가 아니다. 최순실씨 모녀가 삼성에서 받은 80억원의 특혜는 청와대가 국민연금을 움직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준 대가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사실이라면 국민의 노후 대비용 재산이 정씨를 위해 동원됐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직 이대나 삼성이 왜 최순실씨 모녀에게 그런 특혜를 베풀었는지 연결고리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관련 당사자들이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서다. 이런 문제들은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 재판의 쟁점이기도 하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후 사정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할 이유가 있다.

정씨 송환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강제 추방이 아니라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으로 가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정씨는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가적 혼란에 대해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자기 발로 들어와 특검 조사를 받아야 한다. 본인을 위해서도 그게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