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 날씨는 '이례적'이라는 표현이 많이 붙었지요. 길었던 폭염, 10월 태풍, 지진, 12월 고온 현상…. 저의 1년도 그랬어요. 사계절 내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찾아왔습니다.
처음으로 가까운 가족을 하늘로 떠나보냈고 외할머니도 암과 싸우기 시작하면서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커졌습니다. 늘 이상적으로 생각하며 해왔던 일에서도 현실을 직시하게 됐고요. 연애는 쉽지 않았고 주변 친구들도 바뀌었네요. 여러 변화에 불안감이 밀려와 한때 사주와 타로 점까지 열심히 봤을 정도예요.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나'를 노래한 1년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올해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인생이 늘 맑기만을 바라는 성향 탓이었습니다. 어쩌면 욕심이지요.
매일 하늘 표정과 바람결을 살피면서 많이 배웁니다. 좋아하는 날씨만 이어질 순 없지요. 다가오는 변화를 막을 수도 없고요. 그저 잘 대비하고 견딜 뿐입니다. 또 어떤 날씨는 불편해도 계절의 균형에 꼭 필요합니다. 올해 제게도 태풍이 몇 번 지나고 나니 삶의 기압계가 '나잇값'이라는 평균 수치로 맞춰진 것 같아요. 매우 감성적이고 이상적인 편이라 또래보다 어린 면이 있거든요. 만 서른 살에 철도 좀 들라고 고난도 인생 과제를 마주했나 봐요. 덕분에 이런 고백도 하게 됐으니 문제를 꽤 잘 풀었다고 스스로 격려해 봅니다.
흐린 얘기만 했는데 맑은 일도 많았어요. 그중 하나가 '날씨레터'로 여러분을 만난 것입니다. 걱정이 앞섰던 일인데 "내 이야기를 먼저 들려줘야 독자도 마음을 열어주신다"는 선배들 조언에 용기 낼 수 있었어요. 시청자, 독자와 특별하게 소통할 수 있어 '이례적으로' 행복한 1년이었습니다.
내일이면 1월 1일 '뉴스판' 기상 정보를 여섯 번째 전하는 날입니다. 매년 "올 한 해 마음 날씨는 늘 맑음이시길"이라는 코멘트를 했지요. 2017년은 날씨레터로 먼저 새해 인사 올립니다. 인생에도 다양한 날씨가 찾아오겠지요. 즐겁게 만끽하시고 꿋꿋이 견뎌내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