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캐리 피셔(60)가 세상을 떠나고, 딱 하루 뒤 어머니도 딸을 따랐다.

1950년대 할리우드 뮤지컬 황금기의 프리마돈나이자 '전설적 스타'(LA타임스)였던 데비 레이놀즈(84·사진)가 27일 오후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뇌졸중으로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그는 딸이 심장마비로 입원한 23일 페이스북에 "캐리가 안정을 찾았다"고 썼고, 26일 딸이 숨진 뒤엔 "여러분의 기도가 캐리를 다음 정류장까지 이끌어 줄 것"이라며 감사의 말을 남겼다. 아들 토드 피셔는 "어머니가 누나를 잃은 슬픔을 견뎌내지 못했다. 이제 누나와 함께 계실 것"이라고 했다.

영화‘사랑은 비를 타고’(1952)에서 전설적 뮤지컬 스타 진 켈리의 상대역으로 함께 출연한 데비 레이놀즈의 모습.

열여섯 살에 지역 미인 대회에 입상하며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발탁된 그는 '명랑 쾌활하고 순진한 아가씨'(뉴욕타임스) 이미지로 당대 '미국의 연인'으로 성장했다. '사랑은 비를 타고'(1952)에서 진 켈리의 상대역이었고, 당대의 팝 아이돌 에디 피셔와 1955년 결혼했다. 그해 방한해 미8군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은 1959년 5월 그와 이혼하고 네 시간 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재혼한다. 남편 피셔는 사고사한 테일러 남편의 절친이었고, 레이놀즈는 테일러 결혼식 날 신부 들러리를 선 사이였다. 테일러는 5년 뒤 배우 리처드 버턴과 바람이 나 피셔를 버린다.

1950년대 전성기에는 프랭크 시내트라 등과 뮤지컬 영화에 출연했고, 1960년대에는 몇몇 서부극에서 강인한 개척 시대 여성을 연기했다. 1965년 뮤지컬 코미디로 딱 한 번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복은 없었다. 두 번째 남편은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했고, 레이놀즈는 아이들을 키우며 계속 무대에 섰는데, 자기 이름을 딴 쇼의 미국 순회공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전미영화배우조합(SAG)은 작년 레이놀즈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다. 시상자는 딸 캐리 피셔였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모녀의 죽음을 함께 슬퍼했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마크 해밀은 "올해는 정말 잔인하다"고 했지만, 배우 미아 패로는 "두 사람은 분명 하늘나라에서 함께 즐겁게 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