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도서관을 꼽았다. 많은 사람이 도서관을 애용하지만, 이제 꼭 도서관이라고 하면 독서나 공부를 하러 가는 곳만은 아니다. 이색 공간에서 기분전환은 물론 색다른 문화 생활을 할 수도 있다. 보는 눈까지 호강하게 하는 곳곳을 모았다.

책으로 영화의 세계에 빠져든다명동 씨네 라이브러리(Cine Library)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는 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이다. 이곳은 영화 관람이나 영화계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 서적을 비치하고 있으며, 강연 프로그램 등도 운영한다. 현장에서 도서 열람은 가능하지만 대출이나 구매는 할 수 없다.

서울의 대표 상권인 중구 명동엔 국내 최초 영화 전문 도서관인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Cine Library)'가 있다. 영화 상영관을 리모델링한 이곳에선 스크린이 아닌 책으로 영화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이 도서관은 중구 충무로 2가 65-9번지 건물 10층에 있다. CGV는 2015년 5월 10층에 있던 상영관 3개 중 가장 큰 곳(182석·231㎡)을 영화 도서관으로 바꿨다. 기존 영화 스크린을 걷어내고 작은 스크린을 새로 설치했으며, 그 앞에 무대를 만들어 각종 영화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 계단식인 상영관 좌석 구조는 살렸다. 한 번에 최대 10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다.

[명동 한복판 '시네마 북 천국']

- 위치 : 서울시 중구 충무로 2가 65-9번지 하이해리엇 건물 10층
- 문의 : 1544-1122
- 이용 : 12:00~21:00 (매주 월요일 휴관)
           - CGV 명동역점·CGV 명동점 영화표로 입장 가능(관람일 기준 15일 이내)
           - CJ ONE 카드 1000포인트(카드 회원)
           - CGV VIP 이상 회원, CGV 아트하우스 클럽 회원은 매달 4차례 이용 가능

지적(知的) 호기심 자극하는 '책의 동굴'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Travel Library)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의 2층 공간은 독특하다. 설계자인 가타야마 마사미치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책의 동굴’을 콘셉트로 잡았다. 이곳에선 희귀한 책들이 많아 현장에서 열람만 가능하고 대출이나 구매는 할 수 없다.

'대한민국 첨단유행 1번지'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골목을 거닐다 보면 외관이 독특한 건물 한 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흰색 큐브(Cube)의 조합이 특징인 이곳은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여행전문 도서관 '트래블 라이브러리(Travel Library)'다. 이곳에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지적(知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본 건축가 가타야마 마사미치가 설계해 2014년 5월 문을 연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말 그대로 여행에 관련된 책만 전문적으로 다룬다. 1만 4,700여 권의 다양한 여행 서적이 서가를 메우고 있다. 129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권과 전 세계 박물관의 최신 동향을 섭렵한 '뮤지엄북' 등 희소가치가 높은 서적이 자랑거리다. 또 세계 각 지역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102종의 잡지, 현재 지구 상에 존재하는 언어의 99%를 커버하는 111개 언어 사전, 세계 주요 도시 91곳의 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책의 동굴 따라… 여행을 떠나요]

-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152길 18
- 문의 : 02-3485-5509 / http://library.hyundaicard.com/travel/visit.hdc
- 이용 : 화~토 12:00~21:00 / 일 12:00~18:00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연휴 휴관, 법정 공휴일 운영시간 일요일과 동일)

( * 디자인 라이브러리: 서울 종로구 북촌로 31-18 / 02-3700-2700
  * 뮤직 라이브러리: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6 / 02-331-6300 )

세계적인 디자인 상(賞) 모두 받은 존재감네이버 라이브러리(NAVER Library)

경기도 분당의 네이버 본사 사옥엔 '그린 팩토리(Green Factory)'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전면을 유리로 마감한 28층 건물 외관은 회사의 상징색인 초록색으로 빛난다. 네이버 사옥은 높은 에너지 효율에 쾌적한 근무 환경을 자랑하는 친환경 건물로도 널리 알려졌다. 사옥 1·2 층 약 1000㎡ 크기의 로비 공간은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네이버 라이브러리)으로 꾸며 외부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디자인에 특히 강점을 지닌 이 회사 담당 직원들이 공간 구성이나 인테리어에 공을 들여 방문객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층에는 디자인 관련 서적 1만 7,000여 권을 비치했다. 건축·일러스트·그래픽·산업디자인·예술 등으로 분야를 나눴다.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값이 비싸 다른 도서관에서 보기 드문 외국의 원서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전공자나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즐겨 찾는다.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레드닷(Reddot), IDEA, iF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 분야의 상(賞)을 모두 받는 성과도 거뒀다.

[도서관에서 숲길을 만나다]

-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네이버 그린팩토리 1층
- 문의 : 1588-3830 / library.navercorp.com
- 이용 : 평일 09:00~21:00 / 주말 10:00~17:00
           (공휴일, 매월 2·4주 월요일 휴관)
           -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 제시. 사물함에 가방·소지품 등 보관
           (필기구, 노트북 컴퓨터 반입 가능)

전 세대가 즐기는 만화 세상부천 한국만화도서관

경기도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 상설전시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꺼벙이, 고인돌, 도깨비감투 등 1970~1980년대 인기 만화 주인공들이 그려진 벽 아래 모여 앉아 있다. 박물관 2층 만화도서관에선 최신 만화부터 이미 절판된 희귀 자료까지 27만여 권의 만화책을 읽을 수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외관부터 커다란 배를 닮았다. 건물 유리 벽엔 국내 시사 만화의 간판이었던 '고바우 영감'이 그려져 있고, 입구 앞엔 '아기공룡 둘리' 미끄럼틀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 만화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책인 '토끼와 거북이'(1946년 출간), 1950~1960년대 만화책 1만여 점, 고우영·허영만 등 유명 작가들의 육필(肉筆) 원고 15만 점이 있다. 바로 옆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는 국내 만화 작가의 40% 정도인 400여 명이 입주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만화박물관 2층에 있는 만화도서관은 국내 최대의 만화 전문 자료실이다. 국내·해외 만화뿐만 아니라 만화에 관련된 학술자료, 논문 등 27만여 권의 장서를 갖췄다. 김용환의 '코주부 삼국지', 길창덕의 '꺼벙이', 박수동의 '고인돌' 등 이미 절판되거나 희귀한 자료도 컴퓨터 스캔본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일반 열람실 옆에는 아동 열람실, 만화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열람실이 있다.

[국내 최대 '만화 보물선' 타고 동심의 세계로]

- 위치 :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1 한국만화박물관 2층
- 문의 : 032-310-3055 / http://www.komacon.kr/comicsmuseum/library/room.asp
- 이용 : 10:00~18:00 (매주 월요일·설날·추석·1월 1일 휴관)
           도서관(무료), 만화박물관(5,000원)

자연체험 가능한 '지구 전시관' 속 공간서천 국립생태원 어린이 생태 글방

국립생태원이 일반 방문객에게 개방하고 있는 ‘에코리움’의 외관. ‘어린이 생태 글방’은 에코리움 실내 로비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주위를 동식물 전시관인 열대관·사막관·지중해관·온대관·극지관이 둘러싸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작은 '지구 전시관'이다. 충남 서천군 마서면에 자리 잡은 이곳에선 전 세계 5대 기후(열대·사막·지중해·온대·극지)에서 서식하는 5,400여 종의 동식물을 통해 지구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립생태원 중심 전시관인 에코리움의 로비 한가운데엔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300㎡ 면적의 '어린이 생태 글방'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생태 지식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4년 12월 문을 열었다. 어린이 생태 글방은 자연·기초과학 도서 1만 1,7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영·유아와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의 도서만 선별했다. 영·유아 전용 열람 공간인 '잼잼하다람(하늘다람쥐)' 구역에는 그림책이 주요 도서다. 1층 높이 공간이 2개 층으로 나눠져 있다. 다락방 같은 분위기라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책도 보고 사막·정글 탐험까지 즐겨요]

- 위치 :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 문의 : 041-950-5300 / www.nie.re.kr
- 이용 : 10:00~17:00 (11월~2월·매주 월요일 휴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금산 '지구별 그림책 마을'

‘지구별 그림책 마을’ 도서관을 찾은 한 가족이 1층 복도에 있는 대형 책장에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이곳엔 책을 읽는 공간 외에도 음악감상실, 갤러리, 숙박을 위한 객실까지 있어 여유 있게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는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는 대둔산의 끝자락에 있다. 이곳엔 '지구별 그림책 마을'이라는 이색적인 복합 문화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가족과 함께 독서, 음악 감상, 숙박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이 중심이다. 유교(儒敎)를 바탕으로 삼는 대안학교, 스트레스 치료 등을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도서관 1층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넉점반(네시반)'이라는 그림 책방이 있다. '퐁당퐁당' '어린이날 노래' 등 동요의 노랫말을 쓴 윤석중(1911~2003년) 시인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왔다. 책장에 그림책 120권이 진열된 이 방에선 바닥과 의자 어디서든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열람실 외에 책을 살 수 있는 책방과 하루 숙박에 8만~12만 원 정도인 북 스테이용 객실도 있다. 도서관의 갤러리엔 그림책에 삽입된 그림의 원화와 복사 작품 17점이 전시돼 있다. 33㎡ 크기의 음악감상실(예약제) 방 한쪽 벽면엔 음향 장비가 가득하다. 도서관을 나오면 대둔산 자락을 배경으로 산책길이 나온다. 10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길을 걷다 보면 잡념이 사라진다.

[마음까지 다독여주는 '그림책 마을']

- 위치 :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장대울길 52 (지방리 243-1)
- 문의 : 041-753-6576~7 / grimbook.net
- 이용 : 11:00~20:00 (매주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화요일 휴관)

전국 최초로 '독서 캠핑장' 운영오산 꿈두레 도서관

꿈두레 도서관 옆에 마련된 야외 '독서 캠핑장'에선 초·중학생을 동반한 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독서 캠핑'이라는 취지에 따라 퇴소할 때 한 가족이 독후감 1편만 도서관에 내면 된다.

경기 오산시 세교동의 꿈두레 도서관 뒤뜰 산자락엔 커다란 원통 4개가 나란히 누워 있는 이색 공간이 있다. 이 도서관이 2014년 4월 개관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만들어 운영 중인 '독서 캠핑장'이다. 파랑, 노랑, 연두, 분홍색 캠핑하우스엔 각각 채송화, 금낭화, 능소화, 수선화라는 꽃 이름이 붙어 있다. 단칸방(15㎡) 형태의 캠핑하우스엔 보온장판·에어컨으로 냉난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계절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캠핑하우스 바깥에는 텐트를 설치하거나 평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목제 데크와 공용 개수대, 냉장고도 갖추고 있다.

독서캠핑장에선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밤을 보내며 정을 나눌 수 있다. 방안에서 천장에 뚫린 둥근 유리창으로 하늘과 별을 보고, 야외에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즐긴다. 초·중학생을 동반한 가족이 금·토요일에 1박씩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따로 없지만 퇴소할 때 독서 소감문을 내야 한다. 매월 1일 다음 달 분 예약을 선착순으로 접수하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하늘, 별 그리고 책 한권…]

- 위치 : 경기도 오산시 세마역로 20 (세교동 618)
- 문의 : 031-8036-6541 / http://www.osanlibrary.go.kr/kkumdure/main.do
- 이용 : 종합·어린이·디지털자료실 09:00~22:00 / 열람실 07:00~자정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매월 셋째 월요일 휴관)

건물 자체부터 의자까지 '작품'인 예술공원의 꽃안양 파빌리온 도서관

안양예술공원 안에 있는 안양 파빌리온 도서관은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2006년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이 도서관은 어디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건물의 모습이 전부 다르게 보인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파빌리온 도서관은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건축가와 예술 작가들의 작품을 다룬 도서와 영상자료 2,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포르투갈 출신의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이 건물은 2006년 당시 쇠락한 안양유원지를 예술공원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세워졌다. 당시 이름은 건축가의 이름을 따 '알바로 시자 홀'이었다. 이후 이곳은 전시회나 포럼을 여는 갤러리로 사용되다, 2013년 10월 안양 파빌리온으로 이름을 바꾸고 공공예술 전문 도서관으로 변신했다.

파빌리온 도서관은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파도치듯 굴곡진 콘크리트벽을 따라 돌아 도서관 입구에 서면 어느새 옆으로 길쭉한 반구(半球)형 건물이 나타난다. 도서관 내부에도 공공예술의 혼(魂)이 녹아있다. 도서관 중앙에 놓인 원형 벤치는 종이 재질로 만들어졌다. 건축가 신혜원의 작품이다. 신씨는 2014년에 흔히 구할 수 있는 골판지(카드보드지)를 친환경 옥수수 풀로 이어 붙여 지름 7.2m에 이르는 대형 원형 벤치를 만들었다. 최적의 등 받침 각도로 제작돼 이용객이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종이로 만들었지만 사람이 뛰어다녀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안양 예술공원의 꽃이 된 도서관]

- 위치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80
- 문의 : 031-8045-2114 (안양시청)
- 이용 :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지는 전국 전경 좋은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