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써 내려갈 때마다 열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아, 슬프고 슬프도다.'
열아홉 나이에 먼저 간 딸에 대한 슬픔이 절절하다. 영조가 일곱째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나였던 화협옹주(和協翁主·1733~1752)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글이다.
화협옹주가 이장되기 전 무덤이 경기도 남양주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남양주시와 고려문화재연구원이 최근 남양주 삼패동에서 발굴 조사를 벌인 결과 화협옹주 무덤과 함께 석함, 지석 등의 유물을 찾았다고 28일 밝혔다. 이 무덤은 옹주와 남편 신광수의 합장묘로, 부부의 묘는 1970년대에 남양주 진건면으로 이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덤에서는 영조가 지은 글을 새긴 지석(誌石·죽은 이의 인적 사항 등을 기록해 묻은 돌판)과 화장품 추정 내용물이 든 청화백자합, 청동거울과 목제 빗 등이 나왔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를 닮아 미색이 뛰어났다고 전하며 후사 없이 19세에 홍역에 걸려 사망했다. 고려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남양주 주민이 밭을 갈다가 석함 1개를 발견했고 뚜껑을 열어보니 나무로 만든 말(馬) 모양 조각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이달 수습된 지석에는 앞면과 뒷면·옆면에 총 394글자를 새겼는데, 오른쪽 옆면에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는 명문이 있어 아버지인 영조가 직접 지은 글임을 알 수 있다.
김아관 책임 조사원은 "청화백자합 안에는 당대의 화장품류로 추정되는 가루·액체 등이 채워져 있어 주목된다. 내용물 감정, 성분 분석 등을 통해 조선 시대 왕실 여인들의 화장 문화를 밝힐 수 있는 귀한 자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