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하면서 두 나라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이날 밤에 이스라엘 주재 대니얼 셔피로 미국 대사를 긴급 소환했다.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대사를 초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안보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령 안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으로,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정착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찬성 14표, 기권 1표, 반대 0표로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 표를 행사해 결의안을 무산시켜 주기를 원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기권 표를 던져 결의안 통과의 길을 열어줬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는 "오바마 행정부가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으며, 내용을 주도하고, 통과시켰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이는 전통적인 (미국) 외교 정책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미 정부를 비판했다.

오바마와 네타냐후 사이의 갈등은 뿌리가 깊다. 2009년 1월 취임한 오바마와 2개월 뒤 집권한 네타냐후는 그해 5월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착촌 건설 문제와 이란 핵 협상 등 중동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로 갈등을 빚었다.

한편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같은 날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한 14개국 가운데 중국·프랑스·영국·앙골라·이집트·일본·스페인·우크라이나·우루과이·러시아 등 이스라엘에 대사관이 있는 10개국 대사들도 소환한 데 이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던 우크라이나 총리의 이스라엘 방문과 내년 1월 이스라엘-영국 정상회담까지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