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 이름을 팔아서 고영태(전 더블루K 이사) 노승일(전 K스포츠재단 부장) 증인을 위한 변호사 비용을 걷는가 봅니다.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 사기꾼 같습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오후 6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누군가 '손혜원 의원실'을 사칭해 손 의원 지지자들에게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의 핵심 증인인 고씨와 노씨를 위한 후원금을 모집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확인된 피해자만 3명이고, 총 35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 의원은 "물론 저는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며 "세상에 별일도 많으니 조심하시라"고 했다. 그로부터 4시간 뒤, 손 의원은 "범인을 잡았다"며 범인이 보내온 페이스북 메시지를 공개했다. "열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일도 안 하고 부모님께 용돈만 받아 쓰기 좀 그래서 제가 어리석은 짓을 했습니다. 한 분 한 분 (돈을) 다 돌려 드리고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의원님 한 번만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범인은 손 의원에게 "휴대전화 기기값을 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손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처벌이든 용서든 여러분이 하라시는 대로 하겠다"며 의견을 구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법대로 안 하고 어리다고 선처를 생각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국회의원 사칭은 단순 사기 범죄가 아니다.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댓글을 쏟아냈다. 26일 현재 손 의원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 1100여 개 가운데 처벌을 요구하는 게 90%였다.
'처벌하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자 손 의원실은 고민에 빠졌다. 손 의원실 측은 "범인이 자수한 데다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크게 문제 삼지 않으려 했는데 당황스럽다"며 "범인·피해자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처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의원실에서 아직 수사 의뢰를 하지는 않았고 피해 접수도 된 것이 없어 무작정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