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팀 하포드 지음|윤영삼 옮김|위즈덤하우스|448쪽|1만6800원

“롬멜은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는 전술의 제왕이었다.…한마디로 그의 전략은 전장에서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성공을 향한 지름길은 과연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 그에 따른 질서정연한 실행 능력 등을 꼽을 것이다. 충동적인 판단이나 직감에 기대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실패의 원흉으로 여겨지며 터부시 되어왔다. ‘10분 단위로 계획 세우기’, ‘일일 목표 작성하기’ 등 성공을 부르는 체계적인 삶을 살기 위한 각종 팁이 난무하기도 했다. 신간 ‘메시’는 이러한 기존의 편견을 정면돌파하며 무질서의 힘을 설파한 책이다.

‘경제학 콘서트’를 펴낸 경제 저널리스트 팀 하포드는 인간의 의욕과 혁신의 동기가 혼란과 무질서에서 피어난다고 주장한다. 무질서의 힘이 전례가 없는 변화의 시기에 기회와 혁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엉망진창인 상태를 뜻하는 ‘메시(messy)’가 혁신의 시작이다.

메시의 힘은 실패 직전에 몰려 답이 보이지 않는 극한 상황 속에서 제대로 발휘된다. 이 ‘혼돈 전략’은 기존의 검증된 전략을 의심하고 이미 산출된 데이터를 한번 헤집어 보는 데에서 시작한다. 오늘날 우리가 맹신하고 있는 절차, 자동화, 시스템, 평가, 효율 등의 영역에 약간의 혼란과 무질서를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생각지 못한 기회와 혁신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다국적기업 3M은 메시를 통해 성장한 가장 대표적인 회사다. 3M에서는 엔지니어의 부서를 몇 년마다 옮기는 ‘순환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평면스크린 분야의 전문가를 이와 전혀 무관한 에어컨 부서로 발령하는 것은 기업에게 자원낭비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디어를 한 곳에만 쌓아 두고 공유하지 않는 것이 ‘진짜 낭비’라고 강조한다.

‘질서’라는 편견을 깨뜨려야 기회가 찾아온다. 카오스와 알고리즘이 충돌하는 작금의 시대에는 무질서와 혼돈이 오히려 생존에 적합하다. 책상을 어질러도 좋고 계획이 없어도 괜찮다. 미래는 메시의 힘으로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