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大選) 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 1월 중순 귀국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여권 대선 주자로 분류됐던 반 총장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비박(非朴)계가 이탈까지 한 새누리당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대신 반 총장이 비박계의 2차 탈당을 촉발시키면서 대선을 앞둔 제3지대의 판을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관심은 본인이 신당 창당 등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드는 데 앞장서느냐, 아니면 기존 정치 세력이 이른바 제3지대를 구축하면 대선 주자 자격으로 거기에 올라타는 길을 택할 것인가 여부다. 본인이 '깃발'을 들면 리더로서의 이미지는 줄 수 있지만 과연 정치 경험이 없는 그가 '정치 8단'들도 하기 어렵다는 창당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제약도 있다.
반면 기존 정당이나 세력에서 그를 영입할 경우에는 대선 판에 쉽게 들어올 수 있지만 정치적 지도력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반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여전히 대선 주자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인물이기 때문에 귀국과 함께 과감하게 대안적 정치 세력 구축에 나서면서 더 큰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과, "직업 외교관 출신인 기존 스타일로 봤을 때 직접 신당을 만드는 등의 적극적 역할은 하기 힘들 것이라고 본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반 총장에 대해선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반 총장 같은 분도(영입 대상으로) 대환영"이라고 했다. 여권뿐 아니라 박지원 의원 등 국민의당 세력이나 김종인 의원 등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도 반 총장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