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 10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현판식을 진행하는 동시에 첫 번째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작년 삼성물산 합병과 연관된 곳이다. 삼성이 최씨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정부가 삼성물산 합병을 도와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검이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뇌물 혐의를 정조준해 첫 압수수색을 한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정책과·재정과, 세종시 보건복지부 재정정책국장실 등에 특별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삼성의 제3자뇌물공여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관련 대가 관계 및 국민연금 배임 증거 확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일부 임직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지난 11월 국민연금 등을 압색했었다. 이 특검보는 “보충적인 차원에서 추가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기관이다.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고, 보건복지부는 주무 부처였다. 특검은 정부가 움직이는 국민연금이 합병 과정에서 삼성 측 손을 들어주는 대가로 삼성이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지원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부터 최순실씨가 독일에 만든 스포츠컨설팅업체 코레스포츠에 약 80억원을 송금하는 등 최씨와 딸 정유라(20)씨에게 200억원 가량 지원을 약속하는 계약을 했다. 삼성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냈다.
국민연금은 삼성 지지 결론을 낼 때 당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건너뛰고,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주재로 열린 투자심의위원회만 거쳤다. 당시 자문회사들이 합병 반대 권고 의견을 냈는데,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시 ‘청와대 뜻’을 거론하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 수사 결과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장충기(62)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지난 18일에는 박상진(63) 삼성전자 사장을 특검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로 불러 조사했다. 장 사장은 삼성그룹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박 사장은 승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