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임에 대한 국회 인준을 거부하기로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20일 라디오에서 "헌재의 탄핵 심판이 길어져 도중에 박 소장이 퇴임할 경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임을 임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황 권한대행은 그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을 걸로 본다"며 "만약 황 권한대행이 (후임 헌재소장 임명) 권한을 행사하면 우리가 국회에서 인준을 안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장·헌재소장·국무총리 등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야당이 반대할 경우 임명이 불가능하다.
우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이 후임 헌재소장을 임명한다면 틀림없이 박 대통령과 상의해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를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을 결정할 헌재소장을 임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야당의 인준 거부로 박 소장 퇴임 후에도 헌재소장 자리가 공석(空席)이 되면 임명일자 순으로 선임 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이 탄핵 심판을 이끌게 된다. 이 재판관의 임기는 내년 3월 13일까지다.
우 원내대표는 "같은 이유로 이 재판관이 퇴임해도 후임 인준은 안 할 것"이라며 "황 권한대행은 무조건 탄핵 기각을 하겠다는 후임을 채워넣을 텐데 그것보다는 7명이 재판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야권은 "내년 3월 이 재판관의 임기 내에는 탄핵 선고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 전에 이 재판관마저 퇴임하게 된다면 전체 9명의 헌법재판관 중 7명으로만 탄핵 심판을 해야 한다. 탄핵 결정이 인용되려면 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이 경우 두 명만 반대해도 박 대통령은 임기를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