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국민은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리라 예상한다. 그런데 유력한 차기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드 배치 문제는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며 한·미 간에 이미 합의한 것을 깨려고 한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고도 했다. 현직 시장인 또 다른 대선 유력 후보는 한·미 관계는 종속 관계이므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국가 주요 안보 문제에 대한 이러한 주장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노무현 정부에서 발행한 국방백서(2004)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다. 2004 국방백서의 대북 정책은 첫째, 어떤 형태의 전쟁도 반대한다. 둘째, 상호 신뢰 원칙과 호혜주의. 셋째, 한반도 문제는 남북 당사자 해결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한·미 동맹을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 우리는 자주국방력을 갖춰 미국과 협력적·수평적 관계를 정립한다고 했다. 즉 남북문제는 우리끼리 해결하고 한·미 관계는 국방력을 키워 주권 국가의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필자 생각에 2004 국방백서는 6·25전쟁 이래 한반도의 전쟁 억지력을 제공해온 한·미 동맹 관계를 민족과 자주라는 국민감정으로 대체했던,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국가 안보 정책서였다. 주변 4강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김정일을 앞에 놓고 자주국방을 앞세워 주한 미군의 재조정을 추진했다. 이는 국가 안보를 위기로 내몬 무책임한 주장이었다. 사드 배치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대한민국 군(軍)이 북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작전적 선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군과 외교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심층 검토한 정책 건의를 수용했을 뿐이다. 따라서 국정 농단이나 탄핵과는 완전 별개의 사안이다. 사드는 2014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맞춤형 억지 전략으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방어를 위해 배치가 검토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1989년부터 한·일 양국 간에 협력 문제를 검토해 결정했다. 이를 마치 졸속 처리인 양 주장하며 반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다.
촛불 민심은 구악을 일소하고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탁월한 정치 지도자의 탄생을 염원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정치권은 호시탐탐 대남 도발을 획책하는 북한의 행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군사 대비 전략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북한과 중국에 동조한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와 상관없는 국가 안보 정책을 쟁점화해 김정은의 대남 도발 의지에 기름을 붓고 UN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손상시키며 국가 이익을 크게 훼손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정권의 임기는 5년이지만 대한민국 국군은 대한민국의 영원불멸을 지키는 수호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군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북 방위 태세를 완비하는 한편 최근 정치권이 견해를 달리하여 쟁점이 된 안보 분야의 정책 문제에 대해, 오직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적극적으로 당당하게 이해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