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원 투표로 선출하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은 친박계의 정우택(4선·충북 청주상당)-이현재(재선·경기 하남), 비박계의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김세연(3선·부산 금정) 의원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새 원내 사령탑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벌어진 여당 내분을 수습하고 내년 대선을 치러야 한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원내대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세(勢) 규합에 나서는 등 총력전 태세다. 이에 따라 중도 성향 의원들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14일 각각 모임을 열어 원내대표 경선의 계파 단일 후보를 이같이 결정했다. 양측 후보를 지역 구도로 보면 '충청·경기 대(對) 서울·PK(부산·경남)' 대결 구도다. 여권에선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내몰린 여당이 분당(分黨)으로 가느냐, 당 주류 세력 교체를 통한 재창당으로 가느냐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공언한 대로 오는 21일 사퇴하면 새 원내대표는 한동안 당대표 권한대행도 맡는다. 그런 만큼 당권을 사수하려는 친박계와 당 주류 교체 투쟁에 나선 비박계가 원내대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다.
친박계는 계파색이 옅은 충청 출신 원내대표 후보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중도 성향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택했다. 정 후보는 이날 후보 등록 뒤 기자회견을 열어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과 사경을 헤매는 보수, 혼란에 빠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했다. 특히 "무엇보다 당의 화합이 우선"이라며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강성 친박'을 만나 친박 해체를 공식 선언하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 최근 계파 모임을 출범시킨 친박 핵심 인사들이 비박계를 축출하고 당권을 사수하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충북 출신인 정우택 후보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1996년 15대 총선 때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들어왔다. DJP 연합으로 출범한 김대중 정부 때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2012년 총선 때 현 여권에 합류한 친박 중진이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이현재 후보는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중도파로 분류돼왔다. 친박 핵심 관계자는 "TK(대구·경북) 친박 의원 표를 바탕으로 충청·수도권과 중도파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합"이라고 했다.
비박계는 서울 출신 비박 중진 나경원 의원과 부산 출신 김세연 의원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냈다. 나 후보는 이날 비박계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된 뒤 "새로운 보수를 만들어가기 위해 지금은 친박 후보가 뒤로 물러설 때"라며 친박계 2선 후퇴를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친박계가 후보를 낸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나 후보는 2004년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당 대변인 등을 거쳤고 당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등 대중성을 갖춘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때 동작을에서 당선돼 국회에 복귀했다. 김세연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부산 금정 등에서 5선을 한 고(故) 김진재 의원의 아들로 한승수 전 총리가 장인이다. 유승민 의원이 2015년 원내대표를 할 때 정책위부의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비박 핵심 의원은 "비박계를 주도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뒤에서 떠받치는 조합"이라고 했다.
판세는 팽팽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초·재선 의원 그룹에선 "경선을 벌이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며 원내대표를 합의 추대하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합의 추대가 안 되면 사의를 밝힌 정진석 원내대표를 설득해 유임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의원들의 고민을 이해한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