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11일 "당을 특정인의 사당(私黨)으로 만들고 최순실 국정 농단의 방패막이가 됐던 이들은 스스로 떠나야 한다"며 친박 핵심 의원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 의원들은 친박 중심의 당 지도부 퇴진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키로 했다.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보수를 빙자한 구태 정치, 가짜 보수는 청산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 27명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원외(院外) 인사 26명이 참석했다. 비상시국위의 이날 결정은 자신들이 탈당하기보다는, 친박 핵심 의원들이 당을 나가야 한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황 의원은 비박계가 탈당을 요구하는 친박계 의원들이 "10명쯤 된다"고 했다.
현 지도부에 대해서는 "친박 지도부가 당내에서도 불신임을 당하고 있다는 게 탄핵 표결 결과로 드러났는데, 몇 안 되는 강성 친박들이 당권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기득권을 유지하고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당권을 놓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헌·당규상 현 지도부가 자진 사퇴하지 않고 버틴다면 이들을 끌어내릴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이날 비박계 모임에선 '집단 탈당을 통한 분당(分黨)'이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됐다. 김무성 등 일부 의원이 이를 주장했지만, "당에 남아 당 쇄신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다. 나경원 의원은 "아직 탈당을 논의할 때는 아니다"고 했다.
비상시국위는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는 작업에 착수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대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으나, 김·유 의원 모두 일단 고사했다고 한다.
한편 새누리당을 이미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 등 12명의 전·현직 의원은 이날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동한 뒤 "신당은 새로운 가치에 공감하고 국민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에게나 문호가 열려 있다"고 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은 재산 모두를 국고에 헌납하고 법적으로도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