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지휘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예능감은 숨길 수가 없었다.

8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는 지휘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현철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절친한 친구인 박명수와 함께 하는 '라디오쇼'인만큼, 김현철과 박명수는 남다른 입담과 케미로 청취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박명수는 김현철을 '지휘 퍼포머'라고 소개, 이에 대해 김현철은 "사실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들이 정규 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지휘자라고 해주시면 감사하다. 그런데 한편으론 교육 받지 않은 내가 지휘한다고 해서 지휘자라는 말을 듣는건 죄송해서 하는 행동, 행위들을 낮춰서 그분들에게 누가 안되지만 비슷하게 이야기할 게 뭐가 있을까 생각했더니 지휘 퍼포머가 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휘 퍼포머는 몇 명 있냐"는 질문에는 "나밖에 없다. 유일무이하다. 새로운 직업군을 내가 창출했다.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봐야한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악보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흔히들 가수가 부를 때 나오는 악보는 볼 수 있다. 지휘자용 악보가 따로 있다. 모든 악기가 다 한 줄에 있다. 내가 이걸 보면 지휘를 못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악보를 보고 공부를 해서 지휘자처럼 악보만 보다 보면 고개를 못 들 수가 있다"고 전했다.

또 "공부는 따로 하고 있다. 악보에 관해서 지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조언을 받고 있다"면서 "지휘자용 악보는 정말 음악 공부를 오래 하신 분들이 봐야 아는 정도다. 그러한 것 때문에 나도 고민이 있었다. 음악 좋아하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서라도 보고 오자 생각을 했다. 명성 있는 지휘자 분께서 '악보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시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지휘자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으로 꼽은 김현철은 '연극 천재'에 대해 "그러한 내용들이 떠돌고 있는데 사실 살이 많이 붙어있다"고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에 대해서는 "나는 항상 모든 것들을 음악적으로 해석하는데 아내는 바흐의 부인과도 같다. 바흐의 아내가 있었는데 당시 잘 나가는 음악가였다. 결혼을 하면서 바흐를 위해 내조를 한다. 헌신한다. 바흐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도 타주고"라면서 "바흐가 덕분에 음악의 아버지가 될 수 있었다. 본인이 잘 나가는 직업이 있던 여인인데 희생하고 내조를 했다는게 우리 아내와 비슷하다"고 추켜세웠다.

김현철은 마지막으로 "어떤 분이 내가 일이 많을 때 나를 봤다고 하더라. 내가 그렇게 힘들어하고 힘들어보였다더라. 나도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 짧은 시간에 웃겨보려고 하다가 선배들한테 혼나고"라면서 "그때도 행복했지만 행복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다. 보편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지 않나. 하지만 용기를 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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