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인스타그램) 팔로어만 86만명을 거느린 '미녀 골퍼' 페이지 스피라낵(23·미국)이 악성 댓글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스피라낵은 5일(이하 현지 시각)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내가 골프장에서 몸에 딱 붙는 옷을 즐겨 입는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나쁜 사람, 난잡한 사람으로 단정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스피라낵이 기자회견장에서 악성 댓글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은 스피라낵이 스윙하는 장면. 그는 필드 안팎에서 찍은 자기 사진을 수시로 SNS에 올린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골퍼'라는 별명이 붙은 스피라낵은 그간 "실력은 바닥인데 외모 덕분에 주목받는다"거나 "얼굴로 골프 친다"는 비판과 조롱을 끊임없이 받았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투어 카드도 없고 눈에 띄는 실력도 갖추지 못했지만, 초청 선수로 불려다니며 세계 최정상급 골퍼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체조 선수와 샌디에이고주립대 골프팀 출신인 그는 자신의 SNS에 핫팬츠를 입고 스윙하는 사진부터 가슴이 깊이 파인 사진을 수시로 올린다.

이번 대회도 스폰서 초청을 받아 출전하게 된 스피라낵은 "지난해 이 대회(초청 선수)에서 컷 탈락한 뒤 나뿐 아니라 부모, 가족, 친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내가 '골프계의 수치'라는 잔인한 글을 봐야 했다"면서 "골프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마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이야기로 악성 댓글의 심각성이 알려질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이 문제는 내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보다 훨씬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LET 시즌 최종전으로 총상금 50만유로(약 6억3000만원)가 걸려 있다. 세계 최정상급 골퍼인 펑산산(중국)과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한국의 이정민(24) 등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