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당들도 과거엔 우리나라처럼 예약 부도(노쇼·No-Show)에 시달렸다. 하지만 1994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社)가 이름과 카드번호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꿨고, 미국 식당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해 예약금을 받기 시작한 뒤 예약 부도가 대폭 줄었다. 예약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고객의 의식 변화와 함께 제도적인 뒷받침이 병행돼야 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미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레스토랑 '코이(Coi)'를 운영하는 패터슨씨는 무단으로 예약을 지키지 않는 고객에게 미리 받은 신용카드로 50~100달러(약 6만~12만원)의 위약금을 청구했다. 여행안내서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별 2개를 받은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면 몇 주 전에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예약을 해놓고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예약 부도 비율이 20%에 달했다. 고민 끝에 위약금 제도를 시행한 패터슨씨는 항의하는 일부 손님에게 "위약금으로 돈 벌자는 게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도록 예약이라는 약속을 꼭 지켜 달라는 것"이라고 달랬다.
위약금 제도를 시행한 지 3년이 지난 2012년 이 식당의 노쇼 비율은 절반으로 줄었고, 지금도 1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한국 식당의 평균 노쇼 비율(20%)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캐나다 등에서 3만2000여 개 레스토랑의 예약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 '오픈테이블(Open Table)'은 무단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에게 적게는 30달러에서 200달러까지 위약금을 청구한다. 4회 이상 노쇼가 누적되면 같은 아이디로는 더 이상 예약을 할 수 없다. 이런 제도 덕분에 이 업체의 예약 부도율은 4%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