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인 김계원(金桂元·93)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3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4일 밝혔다. 김 전 실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이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서거할 때 현장에 있었다. 27일 새벽 청와대 관저에서 자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을 깨워 아버지 유고(有故) 소식을 전한 것도 김 전 실장이었다.

그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과 내란 목적 살인 등을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아 1980년 군법 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어 1982년 형 집행 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을 받아 복권됐다. 192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김 전 실장은 연희전문학교와 군사영어학교(1기)를 졸업하고 박정희 정권에서 육군 참모총장과 중앙정보부장, 주대만 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창군동우회 회장과 원효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봉선씨와 아들 병덕·병민씨, 딸 혜령씨가 있다. 발인은 7일 10시 고대안암병원 (02)923-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