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1주일이 시작됐다.

1차 고비는 주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비박계의 면담이 7일 이전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지난주 박 대통령에게 ‘즉각 2선 후퇴’와 ‘내년 4월 말 퇴진’을 7일까지 선언하라고 공개 요구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최후 통첩’까지 했다.

면담이 이뤄지면 박 대통령은 여당 비박계 의원들에게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말고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여야 협상을 해달라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2선 후퇴’와 ‘4월 퇴진’을 수용한 뒤 이를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제4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상황도 내다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탄핵안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비박계는 야3당의 탄핵 추진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고, 탄핵 문제는 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다.

두번째 고비는 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다.

박 대통령이 여당 비박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당 비박계는 당초 약속한 대로 탄핵 표결에서 찬성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탄핵안도 통과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즉시 권한 정지 상태에 들어가 말 그대로 ‘식물 대통령’이 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정부를 이끌게 된다.

지금 가장 고민이 클 사람은 당연히 박 대통령이다. 지난 3일 제6차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232만명이 참여, 주최 측·경찰 측 최고 기록을 경신함으로써 자신의 3차 담화를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았음이 분명해진데다 지지율(한국갤럽 조사)도 2주 연속 4%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주 중 정국의 뇌관을 격발시킬 만한 변수도 산재해 있다. 5~7일 최순실 사태 국회 국정조사 기관보고와 청문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5일엔 청와대(대통령 비서실·경호실·국가안보실)와 기획재정부·교육부 보고가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선 2016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과 대통령의 외부 진료, 약물 투여, 성형시술 등에 대한 야당의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6일 1차 청문회에 이재용·정몽구·구본무·최태원·김승연·손경식·조양호·신동빈·허창수 등 재벌 총수들을 모두 출석시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이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 아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질 예정이다.

이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의 재벌 청문회인데다가,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진술이 단 하나라도 나온다면 박 대통령에겐 특검 조사를 앞두고 일찌감치 ‘출구’가 막혀 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더욱 주목되는 건 7일 2차 청문회이다. 최순실·차은택 등 이번 사태의 주요 인물뿐 아니라 김기춘·안종범·우병우·조원동·정호성·안봉근·이재만·김종 등 전직 청와대 참모 및 고위 관료들이 무더기로 증인 채택됐다.

이들 중 일부는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럴 경우 민심은 당사자들은 물론 박 대통령에게도 화살을 겨눌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여당 비박계 면담에선 ‘4월 퇴진’ 요구를 거부하더라도 이들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치명적인 진술이 나올 경우 9일 탄핵 표결에 앞서 또 다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자신을 수사할 박영수 특검팀의 특검보 4명을 이르면 4일 임명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측도 주초 4∼5명 규모의 변호인단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