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야생화와 친구처럼 동행하고 연인처럼 아껴온 소소한 이야기로 야생화 155종의 이야기를 간추렸습니다."
38년 공무원 생활 중 30년을 야생화와 함께하며 지리산 야생화를 알리고 실용화까지 아우른 정연권〈사진〉 전 구례군농업기술센터소장이 야생화 책자 '색향미'를 내놓았다. 구례 토박이로 평생 지리산을 오르내린 그에게 야생화는 친구이자 연인이었다.
정씨는 사계절 순서에 따라 야생화의 생김새와 효능, 특성, 이야기들을 이 책에 풀어냈다. 복수초, 양지꽃, 영춘화, 산수유꽃, 큰개불알꽃, 별꽃, 현호색, 새끼노루귀, 골무꽃, 으름덩굴, 큰꽃으아리, 수수꽃다리, 눈개승마, 홀아비꽃대 등 책장이 바삐 넘어간다. "야생화는 색(色)·향(香)·미(味)가 어우러진 '미(美)의 마법사'였어요."
가꾸는 이 없어도 산과 들에 피고 지는 야생화를 꽃 중의 꽃으로 친다는 그는 "야생화 중 지리산 야생화가 더 예뻐 보인다"며 "오래 교감하고 사랑을 나눈 까닭일 것"이라고 했다.
정씨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야생화 원추리와 옥잠화의 향을 추출해 지리산 야생화 향수를 만들면서 알려졌다. 압화 공모전을 개최하고 자연생태학습관을 만들어 구례를 야생화의 본고장으로 도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 쑥부쟁이로 머핀과 차를 개발해 귀촌인들이 소득화에 나서도록 도운 게 보람이란다. "퇴임 전 작품"이라고 했다. 내년에 퇴임하면 야생화연구소를 설립한다. 그는 "평생 꽃과 함께 살다 보니 참 행복한 생활이었다"며 "꽃들은 장점을 빛내면서도 주위를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