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퇴진 선언... 탄핵 정국의 향방 어디로]
야 3당 대표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위한 여야 협상을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월 2일 탄핵 소추안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탄핵은 새누리당 비박계의 찬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비박계는 '대통령 4월 퇴진'을 놓고 협상에 응할 것을 야당에 촉구했다. 결국 야당은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 여당 내 탄핵 찬성파의 제안을 모두 걷어차 버린 꼴이다. 당장 비박계 의원 중에 야당 태도에 반발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하겠다던 탄핵안 발의를 못해 2일 국회 표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야당이 자초한 일이다. 이러고서 무슨 탄핵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간다면 9일 표결을 한다 해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 경우에 새누리당이 타격을 받을 테니 괜찮다는 생각이라면 오산이다. 나라 전체를 소용돌이에 빠트리고 야당도 빨려 들어갈 것이다.
대통령 담화에 불투명한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게 핵심이다. 야당이 그렇게 바라던 일이다. 그렇다면 원내대표끼리 만나 퇴진 일정을 정하면 그만이다. 하기에 따라서는 한두 시간이면 가능한 일일 수 있다. 그 협상 결과를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국민이 그 속임수는 정말 용서치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야당들은 그동안 대중(大衆)의 눈치만 보며 수없이 태도를 바꿔왔다. 정치 일정에 따른 대통령 자진 사퇴도 야당이 먼저 요구한 것이다. 그러다 촛불 집회가 열리면 요구 조건을 바꾸고 높인다. 대통령에게 분노한 민심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수습하고 마무리하는 것은 정치권의 책무이자 존재 이유다. 대통령이 일정을 정해주면 물러나겠다는데도 대화조차 거부하는 것을 보면서 이들이 문제를 만들 수는 있어도 해결할 능력은 부족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야당이 이런 비합리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여당과 타협해 문제를 푼다'는 모습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위 세력이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안도 소용없게 된다. 만약 대통령이 퇴진 일정을 제시하면 즉각 퇴진하라고 할 것이다. 비박계와도 접점이 있을 수 없다. 지금 야당 안엔 이렇게 막가는 기류를 돌릴 리더십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안 하고 될 일은 안 되게 하는 길로만 쫓아다니고 있다. 야당은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 앞으로 남은 일주일간 박 대통령 퇴진 일정을 협상하되 안 될 경우에 탄핵 절차를 밟는 길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