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상암 월드컵파크 11단지 아파트(588세대·2010년 6월 입주)의 전경. 서울주택도시공사는 1989년부터 서울 곳곳에 주택 26만호를 건설했다. 마곡, 고덕강일 등 대규모 택지 개발과 함께 기존 시가지를 재활용하는 도시 재생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특별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하고 있다. SH공사는 1989년 설립 이후 택지 개발 사업, 공공주택 건설, 임대주택 관리에 매진하며 주택 26만호를 건설했고, 17만호의 주택을 공급 및 관리하고 있다. 상암지구와 은평뉴타운 개발을 주도했고, 현재 마곡지구와 항동지구 등 서울 시내 대규모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덕강일지구는 택지 개발을 위한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SH공사는 그동안 서울 시내 나대지(裸垈地)나 택지를 개발해 주로 저소득층에게 주택이나 임대주택을 공급해 왔다. 이제는 서울에 개발할 수 있는 나대지가 거의 고갈되어 가고 있어 대규모 택지는 현재 개발 중인 마곡과 고덕강일이 마지막이다.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집을 지어야 할 땅이 모자라니 기존 시가지를 '재활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도시재생이 중요해졌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2014년 11월 취임과 함께 '주거복지와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으로 도약'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혁신을 이끌고 있다. 내부 혁신으로 연공서열식 인사에서 벗어나 1급 이상 직위 중 21%인 4개 직위를 개방해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를 채용했다. 또 SH공사가 주거복지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현장중심·사람중심'의 주거복지 조직 체계를 개편했다. 임대주택 관리를 주로 했던 8개 센터를 4개 주거복지단과 11개 주거복지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신설된 4개 주거복지단장에는 본사의 1급 처장급을 임명하고, 2~3급 인력도 기존 8명에서 26명으로 확대 배치했다. 단순한 임대주택 관리를 넘어서 구청 등 관광서나 기업·시민단체·지역 복지 단체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만들고, 주민들이 원하는 다양한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 주민 간 화합과 지역 내 커뮤니티 조성을 위해 전문 코디네이터도 배치했다.

그 결과 주거복지와 관련된 단체와 210건이 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고, 1만3000여 건의 주거복지 상담과 일자리 상담을 통해 424건의 취업 연계 실적을 달성했다. 단순히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일자리·건강·도서관·여가 생활·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 주거복지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주거복지상담센터를 확대,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상담 DB 구축·주거복지 대표 콜센터 등을 운영해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H공사는 도시재생 전문 공공 디벨로퍼(developer·부동산 개발자)로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SH공사가 추구하는 도시재생은 기존의 도시를 헐어내고 고층 아파트를 짓는 물리적 개발이 아니다. 주민과 머리를 맞대고 기존 역사·문화·환경을 보존하면서 사람 냄새가 나는 도시 공동체와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SH공사는 안전 진단 결과 D·E등급을 받아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데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방치된 서울 시내 200여 곳의 개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 시범 사업으로 정릉 스카이연립주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H공사는 또 역세권 등 전략적으로 도심재생이 필요한 지역에 공공 디벨로퍼로 참여하고 있다. 세운 4구역과 창동상계지구, 수서문정지구 등 20~30년 앞을 내다보고 지역 거점으로 육성할 지역의 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SH공사는 기존 방식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개발이 중단되거나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300여 개 재개발·뉴타운 해제 지역에 정부·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리츠 방식으로 개발하는 모델을 마련했다. 현재 제기 4구역, 양평 14구역 등 3~4개 시범 사업 지역을 선정해 조합 측과 막바지 협의 단계다.

SH공사는 이 외에도 노후화된 공공시설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지역자산을 활용하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구로구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노후한 오류1동 주민센터를 허물고 이곳을 고층으로 개발, 주민센터와 행복주택 164세대(오피스텔 포함)를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