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들이 26일 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일제히 거리로 나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등은 강도 높은 발언으로 선명성 경쟁을 벌였다. 집회 참석자들은 "마치 대통령선거 유세장을 미리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홍대 앞 시민과의 대화와 청계광장 민주당 주최 결의대회에서 "200만 촛불은 구악(舊惡)을 청산하고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며 "군대 안 가고, 세금 안 내고, 위장 전입하고, 국가 권력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삼은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고 했다.
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한 미군 배치에 대해 "누구에게 요청받은 적도, 협의한 적도, 결정한 적도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격적으로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도 언급하면서 "이제 의문이 풀린다. 배후에 최순실이 작용했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 근거가 뭔지는 말하지 않았다. 또 차세대 전투기 사업 기종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도 "전날까지 다른 회사로 결정됐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 핵심 기술을 이전받겠다더니 나중에 다 빠졌다.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안보 집단이냐. 매국 집단이냐"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당 주최 결의 대회 이후에 시위 참석자들과 거리 행진을 함께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란 무엇인가]
민주당 행사에는 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도 참여했다. 박 시장은 자신이 국무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던 국무회의를 언급하면서 "부끄럽지 않으냐고 소리쳤더니 김현웅 법무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다음 날 사표를 냈다"며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 회의에 참석해 면전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외칠 것"이라고 했다. 안 지사는 "선거만으론 백성이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 수 없다"며 "선거 때만 정치인들이 납작 엎드리고 선거가 끝나면 주권자인 백성이 어리석은 무지렁이로 전락하는 반복의 역사, 이 배신의 역사를 끝내자"고 했다. 주말에 호남을 방문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남 곡성에서 "국민의 10%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최근 지지율이 10% 전후로 올라섰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촛불집회에는 참석했지만, 민주당을 탈당했기 때문에 민주당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청계천 결의대회 현장 바로 옆에서 자체 집회를 열었다. 안철수 의원은 청와대 쪽을 가리키며 몇 번씩 소리 높여 "지금 이것이 누구 때문이야"라고 했고, 참석자들은 "박근혜"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안 된다. 물러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수습되지 않는다"며 "세상이 바뀌는 것을 막고 개인 욕심을 취하는 기득권 정치를 깨부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27일 광주에서는 "벌써 석 달 전 강연에서 그 당시 홍만표, 진경준, 우병우 같은 검찰 고위직 출신 부정부패에 대해 한탄하며 '이게 나라냐'라고 했다"며 "그런데 불과 석 달 만에 전 국민 유행어가 됐다"고 했다. 안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저와 같은 와튼 스쿨 동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국민 뜻과 다른 판결을 한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국민 탄핵으로 박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