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비뇨기과 의원은 얼마 전부터 “아들 포경수술, 아버지 정관수술을 같이하면 3만원 할인”이라는 광고를 시작했다. 이 병원은 3명 이상 단체로 포경수술을 받으면 수술비를 추가 할인해준다.
‘비인기과’로 전락해 어려움을 겪는 비뇨기과 의원들이 포경수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환자 유치에 나섰다. 일부 의원은 ‘선착순 00명 한정’이라며 포경수술 할인 행사를 열고, 포경수술과 다른 진료를 결합한 ‘1+1 행사’를 하기도 한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 흔히 보던 ‘이벤트성 마케팅’이 비뇨기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지난여름에는 ‘아들은 고래 잡고 엄마는 젊어지자! 학생 포경수술 시 보호자 혜택’이라는 비뇨기과 홍보 현수막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일부 비뇨기과는 포경수술을 일종의 ‘미용 시술’처럼 홍보한다. ‘조루를 예방하고, 성감이 좋아진다’고 ‘사춘기 이전에 하면 귀두 크기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등의 광고문구도 있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해가 갈수록 포경수술을 하는 사람이 줄지만, 여전히 비뇨기과 수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런 포경수술 마케팅은 비뇨기과 의원들의 위기감과 관련이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비뇨기과 폐업률(신규 개원 대비 폐업 병원 비율)은 2009년 51%에서 2012년엔 127.6%로 급증했다. 10개 병원이 새로 문을 열 때 12곳 이상이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의사 수급은 더 심각하다. 학회는 ‘비뇨기과 위기 극복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비뇨기과 전공의(레지던트) 확보율은 2012년 47%를 기록한 이후 2013년 44.8%, 2014년 26.1%, 2015년 40.2%, 2016년 29.3%로 곤두박질 쳐 26개 진료과목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비뇨기과 업계의 ‘포경수술 마케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안과에서 라식수술 할인 행사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있지만, “청소년들이 원치 않는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포경수술 마케팅이 수술을 받는 당사자가 아닌 그들의 보호자인 부모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포경수술의 의학적 가치를 인정하는 전문가도 강제적 포경수술은 의료 윤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박관진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포경수술을 받으면 다양한 성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유소년기에 의사나 부모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포경수술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