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후보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를 지난 21일 공식 발표해 TPP의 향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21일 ‘취임 후 100일 계획’ 중 첫번째로 미국의 TPP 탈퇴를 꼽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 시절 선거 운동을 할 때도 TPP를 ‘재앙'이라고 비난해왔다. CNN은 “TPP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려고 만든 핵심 정책”이라면서 “서구지역의 무역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보도했다.

TPP는 미국과 태평양 지역의 11개국을 무역자유화를 목적으로 한 협상으로 12개국은 수년간 협의를 진행해왔다. 2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미국 없는 TPP는 의미 없다”고 밝혔다.

CNN은 22일(현지시각)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TPP 관련 시나리오로 ▲중국이 미국 이외 TPP국가들과 협상해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 ▲TPP 국가들이 미국을 빼고 TPP를 체결하는 것 ▲트럼프의 미국이 TPP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바꾸는 것 등 3가지를 제시했다.

① 중국이 미국의 빈자리를 채운다

중국은 그간 TPP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은 인도 등 태평양 지역의 정상들과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왔다.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전략으로 중국은 지역통합의 중심점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과의 건설적인 경제전략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CNN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정 RCEP는 16개국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RCEP 합의에 성공하면 중국은 큰 자유무역지대을 이끌며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중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 참가하는 등 RCEP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PP와 달리 중국의 계획에는 미주 지역의 국가는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탄지안 중국 외교부 간부는 페루 리마에서 “페루와 칠레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RCEP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② 미국 없이 TPP가 체결된다

TPP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TPP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 국가들의 수출을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없이도 11개국간 무역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솔리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 없이) 새로 시작되는 TPP는 이들 국가들이 포퓰리즘으로 새롭게 바뀐 세계무역환경에 적응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TPP를 계속 추구하면 일본과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의 양자협상이나 중국과의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시장 관련 인센티브가 크지 않으면, TPP는 매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 글로벌 인사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다른 TPP회원국들은 미국을 제외하고 무역협정을 맺을 수는 있지만, 미국의 참여가 없으면 경제적 이익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일부 TPP회원국들은 대안으로 RCEP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③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

일부 태평양 국가들은 여전히 트럼프의 TPP 탈퇴 발언이 최종 결정이 아니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22일 스티븐 시오보 호주 무역장관은 “미국에게 시간을 줘야한다”며 “미국은 찬반 양론을 다 가늠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선거운동 때부터 무역협상을 비난해왔으며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거나 탈퇴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은 전혀 진전이 없어 이미 실패한 계획으로 간주되고 있다.

에드워드 알덴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지난 21일 있었던 TPP 탈퇴 발표는 트럼프가 그럴듯한 타협안을 찾기보다는 무역 관련 선거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덴은 “일본과 다른 국가들이 TPP를 계속 유지한다면, 미국은 나중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취임 당시에는 큰 규모의 무역 협상에 회의적이었지만, 나중에 입장을 바꿨다”며 “대통령들은 무역이 미국 외교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취임 후 가장 첫번째 할 일로 TPP탈퇴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