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3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국민연금공단 전주본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국의 국민연금공단 기금 운용 관계자의 다른 사무실 등 총 4곳에 대해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인 최순실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11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모습. 삼성은 지난 8일에 이어 23일 압수수색을 당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삼성은 작년 9~10월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 기소된 최순실씨의 공소장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돈을 건네기 직전인 작년 5~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었으나 돈을 건넨 이후 기업 현안을 해결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돈을 전달한 이후,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큰 의미가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의사를 밝히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투자위원회 위원들이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성을 강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은 삼성(1대 0.35)이 제시한 합병비율을 따를 경우 국민연금이 자체 산정한 적정 합병비율(1대0.46)에 비해 3000억원 넘는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합병 후 2조원이 넘는 시너지 효과로 손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론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35억원이 결국 최씨 모녀의 개인적 비리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 및 청와대 등까지 연결되는 기업 현안 해결의 대가가 아닌지 등 자금의 성격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재요청 일정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