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23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국민연금공단 전주본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국의 국민연금공단 기금 운용 관계자의 다른 사무실 등 총 4곳에 대해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삼성은 작년 9~10월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 기소된 최순실씨의 공소장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최씨 모녀에게 돈을 건네기 직전인 작년 5~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었으나 돈을 건넨 이후 기업 현안을 해결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삼성이 최씨 모녀에게 돈을 전달한 이후,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큰 의미가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의사를 밝히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투자위원회 위원들이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성을 강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은 삼성(1대 0.35)이 제시한 합병비율을 따를 경우 국민연금이 자체 산정한 적정 합병비율(1대0.46)에 비해 3000억원 넘는 손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합병 후 2조원이 넘는 시너지 효과로 손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반론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35억원이 결국 최씨 모녀의 개인적 비리를 넘어 박근혜 대통령 및 청와대 등까지 연결되는 기업 현안 해결의 대가가 아닌지 등 자금의 성격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시킬 수 있는지 다각도로 조사 중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재요청 일정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