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22일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고 출국 금지 조치했다. 검찰이 현 전 수석의 서울 양천구 자택에서 압수한 물품 중엔 휴대전화 여러 대와 통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57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청안건설 이영복(66) 회장이 지난해 4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유치하고, 지난해 9월 부산은행이 주간사인 대주단과 1조7800억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맺는 과정에 현 전 수석이 개입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르면 23일쯤 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전망이다.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가 부산시와 해운대구, 부산도시공사 등으로부터 인허가 등을 받는 과정에서 현 전 수석이 역할을 한 정황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정·관계 금품 로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현 전 수석의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이 회장과 '호형호제'할 만큼 친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갑에 당선됐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친박 실세'로 통한다. 하지만 현 전 수석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는 2012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 3억원을 받았다는 '공천헌금 의혹'에 연루돼 당에서 제명됐다가 검찰 조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과 회동했다는 소문이 불거져 청와대 공천 개입 의혹을 낳았다. 현 전 수석은 경기 화성갑에 출마 선언을 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검찰에 고발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현 전 수석과 이영복 회장이 고급 유흥주점이나 골프장 등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거나 이 회장이 검찰 수배를 당해 도피하던 중에 현 전 수석과 통화를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현 전 수석이 검찰에 엘시티 수사 중단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실이 이를 내사하기도 했다. 현 전 수석은 21일 "이영복 회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회장이 추진해온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어떠한 청탁이나 압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