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테러집단인 IS(이슬람 국가) 대원들이 이번엔 100세의 고령인 이슬람 수피파 성직자를 “‘주술’을 부린다”며 공개적으로 참수(斬首)하는 광경을 동영상으로 담아 공개했다.

이슬람 수피교의 상징적 성직자 중 한 명인 셰이크 술라이만 아부 하라즈(100)

수피파는 이슬람의 신비주의적 분파로, 전통적인 교리 학습이나 율법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신과 합일되는 것을 최상의 가치로 여긴다. 이슬람 근본주의에서는 수피파를 이단으로 본다. 동영상에서 참수된 ‘셰이크 술라이만 아부 하라즈’(사진)는 이 수피파의 지도자다. 100세인 하라즈는 평생 수피파를 신봉하고 를 이끌어, 현재 수피파의 가장 상징적인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아랍 매체 알 아라비야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IS대원들은 이집트 알 아리쉬 시에 있는 하라즈의 집에 침입해 그를 납치했고 곧바로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데려왔다. 그리고 이들은 납치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100세 하라즈가 “‘주술’을 부린다”는 명목으로 공개처형을 하겠다며 사람들 앞으로 끌고 왔다.

IS가 공개한 영상에서 등장한 처형 직전의 셰이크 술라이만 아부 하라즈(가운데)

IS 측에서 촬영한 영상 속에선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사람이 긴 검을 들고 서 있고 하라즈는 그 옆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다. 그 뒤엔 군복 차림의 남성이 총을 들고 감시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긴 검으로 무릎을 꿇린 하라즈의 목을 베 처형했다.

IS는 하라즈의 처형 장면을 자신들의 홍보 영상에 사용했다

IS는 이 참수 동영상을 자신들의 '홍보 영상'에 게재했다.
지역 소식통은 "IS 대원들이 사람들 앞에 하라즈를 끌고 나온 후 '하라즈가 주술을 부리며 혼란을 일으킨다'고 말하며 그를 처형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이는 이슬람에서도 수니파의 극단적 근본주의 무슬림에 속하는 IS가 자신들과 다른 노선을 택한 종파를 숙청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라즈 외에 '사이드 압델-파타'라는 남성도 처형됐는데, 그 역시 다른 종파의 지도자였다고.

IS는 이슬람교 수니파 중에서도 자신의 신념과 다른 파에 대해서는 테러, 살인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제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