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조사 내주 가능"]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17일 "검찰의 대통령 관련 의혹 조사가 완료될 수 있다면 내주에는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늘 대면(對面) 조사를 요구했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참고인 신분이란 점을 이용해 검찰이 요구한 조사 일정을 거부한 것이다.

검찰은 최순실씨 구속 만기일인 20일까지 최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을 일괄 기소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측은 이들에 대한 공소장(公訴狀)을 읽어본 후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검찰이 확보한 관련자 진술과 증거가 무엇인지를 확인한 다음 부인할 수 없는 부분만 인정하겠다는 전략일 것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엄중한 책임감을 보여주기보다는 검찰 상대로 최대한 빠져나갈 길을 궁리하는 모습이다. 최씨 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자 박 대통령이 느닷없이 개헌을 제안했던 것이 떠오른다.

박 대통령은 최씨 사태와 관련해 두 차례 사과에서 범죄 혐의를 구성할 만한 내용에 대해선 인정한 적이 없다. '좋은 뜻으로 재단을 만들었는데 특정 개인이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순실 비위에 연루돼 있다는 정황은 한둘이 아니다.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기업 모금에 관한 대통령 지시를 깨알같이 적어놓은 수첩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16일 "박 대통령이 최순실 관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고 했다.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수준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해놓고 있다는 걸 시사한 것이다.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는 이상 검찰은 법규가 허용하는 한도까지 박 대통령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입증 진술과 증거는 어느 정도 확보돼 있는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17일 특검법이 통과됐지만 수사가 본격 착수되려면 앞으로도 한 달, 수사 완료까지는 거기서 다시 70~100일이 걸린다. 그 전에 국민은 검찰 수사 결과를 알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