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이 '박근혜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검찰에서 속속 털어놓고 있지만, '국정(國政) 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60·구속)씨만 보름 가까이 "모른다"고 잡아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부 인사 및 외교·안보 관련 자료가 들어 있던 태블릿 PC에 대해 "100% 내 것이 아니다"는 진술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이 태블릿 PC에는 최씨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셀카' 사진이 여러 장 들어 있었고, 그의 측근들은 "최씨 생일선물로 준 것"이라고도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런데도 최씨는 여전히 자기 물건이 아니라고 한다는 것이다.
최씨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으로부터 이메일로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 일부 표현 등을 좀 봐준 적은 있다"고 하면서도 "다른 청와대 자료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첫 사과에서 밝힌 대로 연설문 일부 표현 등에 도움을 준 적만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또 자신이 청와대 및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문화 융성 등 현 정권의 문화체육 정책에 간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난 정책을 짤 능력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를 압박하기 위해 독일에 체류 중인 그의 딸 정유라(20)씨를 국내로 강제 송환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딸 얘기가 나오면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긴 하지만, 진술 내용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