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 측근으로 문화체육계 이권과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8일 저녁 10시 20분쯤 인천공항 입국장 포토라인에 섰다.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차씨는 공항에서 두 차례 취재진과 문답했다. 그는 내내 울먹거리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10번이나 했다.

체포된 차은택 - 최순실씨의 최측근으로‘문화계 황태자’로 불려온 차은택(47)씨가 8일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차씨는“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아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조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안종범 전 수석 안다" 차은택 귀국, 공항서 체포]

그는 최순실씨와 관계를 묻자 "정말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기자들이 다시 묻자 이번엔 "정말 이번 기회에 많이 느끼고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광고회사 강탈을 시도했는지와 문화체육계 인사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사실대로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과 "물의를 빚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번갈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다"고 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차씨는 지난 9월 말 드라마 촬영차 중국에 갔다가 미르·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보도가 이어지면서 파문이 커지자 귀국하지 않았다. 그는 상하이와 칭다오 등에서 혼자서 지냈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밤 차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도 "죄송합니다"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울먹였다.

검찰은 차씨에게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업체에 "지분 80%를 넘기지 않으면 묻어버리겠다"고 협박해 지분을 뺏으려 한 혐의를 우선 적용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일에는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체포)과 안종범 전 수석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문화창조 융합벨트 확산' 등의 사업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책정하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 압력을 넣고 그중 수십억원을 착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최순실씨를 등에 업고 학교 은사인 김종덕 교수를 문체부장관에 외삼촌인 김상률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앉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광고감독 출신인 차씨는 2014년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 2015년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으며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