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무 유기 의혹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에서 최씨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우 전 수석 수사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최순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우 전 수석의 직무 유기 관련 고발장이 접수돼 있다”며 “아직 혐의가 드러난 것은 없지만 수사 과정에서 발견되면 수사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직무 유기 등 우 전 수석에 대해 제기된 의혹 전반을 살펴볼 것을 ‘최순실 특별수사본부’에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살펴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 전 수석은 최씨 등 비선 실세가 대통령 등에 업고 활개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정수석은 국정원·검찰·경찰·감사원 등 사정기관으로부터 정보 보고를 받고 대통령 측근을 감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 전 수석이 최씨 행각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도 이를 못 본체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직무 유기’라는 것이다. 최씨와 함께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을 내도록 한 혐의(직권남용)로 구속된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비위를 미리 알지 못하고 방치한 것과 관련해서도 ‘직무 유기’ 의혹이 제기된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부터 청와대에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작년 2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는데, 안 전 수석과 최씨가 재단 기금을 모금한 시기와 많이 겹친다.
우 전 수석은 최씨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씨가 좌지우지한 K스포츠재단은 지난 5월 롯데그룹에 70억원을 요청해 받았다가, 지난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를 앞두고 돈을 돌려줬었다. 이를 두고 우 수석이 검찰로부터 받은 롯데그룹 수사 내사 정보를 안 전 수석을 통해 최씨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