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전 인사혁신처 처장은 누구?]

이근면 전 초대 인사혁신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청와대 일부 참모의 '인사 전횡'으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최순실 사태가 이렇게 커지기까지 여러 번 적신호(赤信號)가 있었는데 박 대통령이 제때 손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을 주로 지적한 것이다.

6일 구속된 정 전 부속비서관은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문서를 최순실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매일같이 30㎝ 두께의 청와대 자료를 최씨에게 들고 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원래 청와대 인사위원회 멤버가 아닌데도 인사위에 참여해 좌지우지했다. 제2부속비서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옮겼던 안봉근씨는 "필요 이상으로 나서며 장차관들과 대통령의 접촉을 가로막았다"고 한다.

이 3인방에 막혀서 청와대 비서실장들, 수석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박 대통령을 만날 수 없는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들은 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만들려고 했다. 허수아비 장관들은 이들의 눈치만 봤다. 이런 게 호가호위(狐假虎威)다. 국정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많은 사람이 문고리 3인방으로 대표되는 '측근 정치'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2년 전 '십상시(十常侍) 사건'이 났을 때는 이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뢰감을 표시했다.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은 결국 한통속이다. 박 대통령은 그들을 비호하고 그들에게만 의존하다가 중·고교생들로부터도 퇴진 요구를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