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최순실(60)씨를 구속 수감했다. 최씨가 지난달 30일 영국에서 기습적으로 귀국한 지 4일 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씨 파문과 관련해 4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대기업들의 모금을 강요하고, 자신 소유 회사인 '더블루K'가 용역을 할 능력이 없는데도 K스포츠재단에 7억원대 용역을 제안한 혐의(사기 미수)를 받고 있다.

국정 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최씨를 구속 수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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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구속된 최씨를 상대로 대통령 연설문, 국가 안보 기밀 등 청와대 자료를 유출한 혐의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해서도 최씨와 함께 강제 모금에 가담한 혐의로 4일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안 전 수석은 검찰에서 "대통령이 '좋은 사업이니 챙겨보라'고 지시해 대기업들을 만났고 진행 경과도 보고했지만, 모금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박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에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청와대 등 여권(與圈)도 검찰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검찰의 청와대 압수 수색이 진행되자 참모들에게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라'고 지시했으며,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도 수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밤 "박 대통령이 내일(4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최씨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소상히 밝히고 사과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할 경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광옥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추후 국민의 의심이 없도록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도 이날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다만 국가원수인 만큼 절차나 방법에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수사 진행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직접 수사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도 "대통령 조사 자체가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여권 전체가 박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야권에서 박 대통령 하야(下野) 요구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회피할 경우 더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